[불교상식/기초]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의 겁(劫)이란?
(선근인연, 인연의과보)
사찰에 들러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간혹 겁(劫)이란 단어를 듣게 됩니다.
스님과의 만남이 수천 겁을 지나 이루어진 인연이라고 하시며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기에 지금 이순간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라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의 겁(劫)이란
우주가 태동해서 멸망하기까지의
도저히 헤아릴 수 없을만큼 장구한 시간을 의미하며,
일겁(一劫)의 시간은 물방울이 떨어져
집 한 채만한 바위를 없애는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하여
힌두교에서는 43억 2천만 년을 1겁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범망경(梵網經)에서는 선근인연(善根因緣)이라 하여
전생에 좋은 과보를 맺은 사람간의 만남을 겁(劫)으로 표현합니다.
- 1천겁에 한 나라에 태어나고,
- 2천겁에 하루 동안 길을 동행하며,
- 3천겁에 하룻밤을 한 집에서 지낸다.
- 4천겁에 한 민족으로 태어나고,
- 5천겁에 한 동네에 태어나며,
- 6천겁에 하룻밤을 같이 잔다.
- 7천겁은 부부가 되고,
- 8천겁은 부모와 자식이 되며,
- 9천겁은 형제자매가 된다.
- 1만겁은 스승과 제자가 된다고 한다.
범망경(梵網經)에서 부모와 형제자매의 인연보다
1만겁을 잇는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가장 귀한 이유는
육신은 부모님으로부터 받지만,
마음을 바로잡는 진정한 깨우침은
참된 스승의 올바른 가르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인연을 설할 때,
항하(갠지스강)의 모래에 비유하셨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항하사를 가르키며 제자들에게 묻기를,
"손으로 쥐어 그 손에 쥔 모래 알갱이의 수가 몇 개이겠는가?"
제자들이 대답하기를
"무수히 많아 헤아릴 수 없습니다."
다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묻기를
"그렇다면 항하의 모래 알갱이의 숫자는 어떠하겠는가?"
제자들이 대답하기를
"손에 있는 모래도 헤아릴 수 없이 많거늘
어찌 항하의 모래를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설하기를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조건 또한
이처럼 헤아릴 수 없으니 인연을 귀하게 여겨라."
라고 설하셨습니다.
이처럼 1겁에서 1만겁의 시간을 지나 이어진 인연은
일기일회(一期一回)라고 하여
평생의 단 한번의 만남이자 내 생에 단 한번뿐인 일이기에
불교에서는 옷깃만 스친 인연이라도 함부로 하지 말라고 합니다.
오늘의 인이 내일의 연이라는 월호스님의 말씀처럼
다가오는 인연을 위해 하루하루 좋은 인연을 맺기를 바라며,
작은 인연을 소중히 여겨서 참된 깨달음을 얻게 된다면
그보다 더 귀한 인연은 없을 것입니다.
늘 좋은 날 되세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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